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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버지의 리어카

광수생각 안광수 2024. 9. 21. 04:07

[아버지의 리어카/ 안광수]

어둠을 헤치고 아버지는
리어카 함께 길을 나선다

동네 구석구석 쓸만한
폐지 캔 잡동사니
모두 수거하여 고되고
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

어둠을 밟고 들어오신다

기나긴 청춘 잃어버리고
오롯이 리어카 함께
동고동락하며 항상

웃음을 팔며 꽃이 피고
지는 순간도 모르는 체
소중한 리어카 애지중지하는
아버지 뒷모습 보는 순간

눈물이 울컥 쏟아져 내린다

아름답고 물들어 가는
가을철 되면 리어카에
변장술 잔뜩 실어 좁은
골목을 헤치며 다니고

옷에는 찌든 땀 냄새
이 골목 저 골목 아버지
손길을 기다리는 곳이면
시간 장소 가리지 않고

계절을 안고 다닙니다

젊은 사람도 마다하는
힘들고 고된 일에
나이에 따라 몸도 마음도

서서히 변해가고 있어요

추운 겨울을 따뜻하게
보낼 수 있는 연탄
아버지의 유일한 낙이고
기쁨인 것을

아버지는 리어카 함께
웃음꽃 피우며 돌아와
깊어가는 가을밤
잠을 청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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